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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경영

마스터스 오브 스케일 (리드 호프먼 등, 인플루엔셜)

by 문화교양인 2022. 10. 23.

사진 출처 : YES24

 

'마스터스 오브 스케일(Masters of Scale)'은 창업, 특히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책이다.

 

대표 저자인 리드 호프먼(Reid Hoffman) 은 페이팔(Paypal), 링크드인(LinkedIn)의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요즘은 주로 스타트업 창업 및 경영에 대한 글을 쓰거나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그가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초빙하여 대화를 나누는 팟캐스트의 제목이 '마스터스 오브 스케일'인데, 이 책은 바로 이 팟캐스트에서 다뤘던 내용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공저자인 준 코언과 데론 트리프는 팟캐스트의 제작자이다.

 

스타트업의  규모가 빠른 속도로 크게 확대되는 것을 '스케일 업(scale-up)' 이라고 한다. 이것은 단순히 기업이 성장한다는 개념과는 살짝 다른데, 업력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스타트업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마침내 시장의 지배자로 등극하는 것을 말하는 용어에 가깝다.  2010년에 카카오톡을 출시한 이후 한국의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카카오의 성장 과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업가 중에는 초고속 성장보다는 차근차근 안정적으로 내실을 다져가면서 조용히 사세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도 있다. 리드 호프먼이 말하는 스케일업은, 이와는 대척점에 선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리드 호프먼은 그 자신이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이 된 페이팔과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 출신으로, 스타트업의 성장에 있어서 이런 스케일업을 중요시한다(그가 스케일업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룬 책이 '블리츠스케일링'인데, 이 책에 대해서는 다음에 리뷰하도록 하겠다).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이 책의 내용은 창업에 대한 투자 거절을 대하는 법에서부터 시작해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작업, 창업 초기의 업무, 회사를 운영하면서 해야 할 일, 그리고 회사를 성공적으로 스케일링시킨 이후에 해야 할 일 까지, 기업의 창업 및 운영 전 과정에 걸쳐서 성공적인 스타트업 창업가, 그리고 빌 게이츠 등 유명 기업인의 경험과 조언을 담고 있다.

 

책의 전체 구성은 총 10장으로, 각 장의 제목을 보면 내용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

 

1. 거절은 또 다른 기회를 만든다 - 좋은 거절과 나쁜 거절을 구분하는 방법

2. 지금이 바로 '그 일'을 해야 할 때 - 스케일업 이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들

3. 영웅의 서사는 '아이디어' 에서 시작된다 - 성공할 아이디어를 알아보는 방법

4. 빈틈없는 문화를 만들면 바보들의 문화가 된다 - 기업이 문화를 구축해야 하는 이유

5. 성장에도 속도가 중요하다 - 빠름과 느림의 균형이 필요한 전략적 성장

6. 성공의 공식이란 없다 - 게임의 새로운 규칙을 학습하는 방법

7. 말이 아닌 행동을 주목하라 - 사용자의 말과 행동이 다른 이유

8.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시도한다 -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피벗의 기술

9. 리드하고 또다시 리드하라 - 기업의 성장과 리더십의 진화

10. 세상에 어떤 이름으로 남을 것인가 - 기업의 사회적 영향과 책임

 

각 장에서는 징가의 창업자 마크 핑커스,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 등 성공적인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해당 주제에 대해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Reid's analysis' 라는 제목으로 리드 호프먼이 해당 주제에 대해 추가적인 내용을 제공하고, 마지막으로 'Reid's theories'라는 제목으로 각 장의 내용을 총정리하는, 이렇게 3가지 형태로 짜여져 있다.

 

각 장의 본문은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유명 기업인들의 경험 및 조언을 담고 있다.

 

Reid's analysis 라는 제목으로 리드 호프먼이 해당 주제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을 한다.

 

각 장의 맨 마지막 부분에서는 Reid's theories 라는 제목으로 요약 정리를 한다.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기업의 문화를 다룬 4장과 평생 학습의 중요성을 설파한 6장이었다.

 

기업 내부의 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사람들이 인식하게 된 데에는 넷플릭스(Nexflix)의 공동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만든 '컬처 덱(culture deck)' 이라는 이름의 파워포인트 파일의 역할이 컸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넷플릭스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내부 문화 구축을 위해 '무엇을 하든 회사에 이익이 되게 하라'라는 원칙 아래 구성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고 자유를 증진시키기 위해 출장 규정 등 복잡한 사규를 하나씩 제거해 나갔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설명한 자료가 바로 그 유명한 '컬처 덱' 인데, 이것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기업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리드 헤이스팅스는 이후 넷플릭스의 사내 문화를 설명한 책을 '규칙 없음' 이라는 제목으로 냈는데, 이에 대해서도 추후에 리뷰하도록 하겠다).

 

'마스터스 오브 스케일'의 4장에서도 바로 이러한 넷플릭스의 사례가 등장한다.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천의 출발점인 '제1원칙'을 바탕으로 복잡한 세부 규정은 없애고, 이러한 1원칙에 따라 행동할 수 있도록 사내 구성원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해 나간다. 

 

많은 기업인들의 매출과 순이익 등 회사를 외형적으로 성장시키는 데만 급급하여 회사의 문화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리드 호프먼은 이것이 잘못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문화는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 내부에서 형성되어 완전히 굳어져 버리기 때문에 나중에 가서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가는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와 이를 실현할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이것이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기업가가 생각한 가치가 영원불멸의 고정된 문화로만 자리잡는 것도 아니다. 리드 호프먼은 기업 문화 구축이 현재 진행형의 과제라고 설명하면서, 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문화도 자연스럽게 진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공의 공식이란 없다'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6장의 내용도 살펴 보자.

 

기업가들은 중대한 전환을 맞이했을 때 어떻게 기존 지식을 버리고 새로운 지식을 학습할 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기술의 발전과 그에 따른 사회의 변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정보생산량 등로 인해 경영 환경은 갈수록 복잡해 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업가는 어떻게 그때 그때 새롭게 요구되는 지식을 습득할 것인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코딩도 할 줄 모르는 기업가가 만약 IT 기업을 운영하게 됐다면? 혹은 회계 지식이라고는 전혀 없는 건축학과 출신의 인물이 창업을 하면서 회사의 재무까지 직접 챙겨야 한다면?

 

드롭박스(Dropbox) 의 창업자 드류 하우스턴(철자가 Houston 으로 미국의 지명 '휴스턴'과 같아서 많은 원어민들이 이 사람의 이름을 '휴스턴'으로 읽고, 책에도 '휴스턴'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드류 하우스턴은 직접 자신의 이름을 '하우스턴'이라고 발음하므로 이 글에서도 '하우스턴'으로 쓴다.) 은 MIT 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회사를 창업할 결심을 했지만 경영에는 문외한이었기에 그가 선택한 방법은 다소 고전적 방법인 독서였다. 경영의 고전인 피터 드러커 등의 책을 수십권 구입한 뒤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고, 배운 내용을 회사 운영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말할 수 있을 정도로까지 공부하고 훈련했다고 한다. 

 

세상에는 배워야 할 것이 너무나 많고, 경영 과정에서는 항상 새로운 난제가 등장하므로 모든 지식을 완벽하게 습득한 채로 창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창업가는 항상 새롭게 배우는 자세로, 주어진 환경에서 필요한 지식을 빠른 속도로 공부해야 하며, 환경이 변화했을 때는 이전에 배운 지식을 모두 버릴 각오까지 해야 한다.

 

'마스터스 오브 스케일'은 이렇게 경영 전반에 걸친 과정에서 창업가들이 맞닥뜨릴 수 있는 고민 내지는 과제에 대해, 창업 선배들의 생생한 사례를 통해 조언과 경험을 건넨다.

 

창업을 꿈 꾸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고, 굳이 창업을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재직 중인 회사에서 개선 또는 발전을 모색하는 임원 및 직장인이라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